사설

                         학원비 문제 계기, 사교육 현실에 대한 의견

사교육 자체의 문제도 문제이겠지만 그 이전에 우리나라 교육정책상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모든 목표를 대학입시에만 두고 있는 우리나라 현 교육체제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개성 따위는 무시하고, 그저 입시만을 위한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공부기계로 길러내고 있는 현실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두에 언급한대로 일단은 사교육의 문제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편타당의 진리인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라는 관점 하에서 시작해보자. 누구나 알고 있는 구절인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과연 이것이 실제로 행해지는 곳은 어디일까? 분명한 것은 음지는 아니란 것이다.

교육문제만 생각해서, 인간이 평등하다면 모두에게 같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이 실제로 같은 기회가 주어지는가? 현 입시체제에서는 외국에서 살았거나 외국 물 먹은 사람은 수능을 보지 않아도 입학이 가능하며, 어느 정도 이상의 입학금 또는 기여금을 내면 충분히 대학에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것이 가난한 사람들도 할 수 있는 것일까? 조금 더 평범한 예를 들어보자면 먹고 사는 것 정도만 가능한 집안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방과 후에 학원에서 보충수업을 받는 꿈이라도 꿀 수 있을까? 지금 일반학원의 한 달 학원비가 보통 28~34 만원 정도라고 한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어느 가정이나 이 돈이 아이들 과자 값 정도는 아닐 것이다.

학원 안다니고도 공부 잘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는데 왜 그러냐는 말도 들어보았다. 하지만 학원을 안 간 것이 아니라 못 간 것 일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변별력 없는 시험과 기출문제에서 끊임없이 반복시켜주는 학원학습은, ‘내신에 있어서는 학원에 다니는 것이 절대로 유리하다’ 라는 공식을 만들어 주고 있는 상황임을 주지하여야 한다.

밤잠을 안자고 머리가 터져라 공부해도 매번 2등이나 3등인 학생과, 할 것 다하고 놀 것 다 놀면서도 1등하는 학생이 있다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경제논리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이어, 교육현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되풀이되어 나타나고 있다.

사교육이 해외에서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 않는 이유는 아이의 개성을 위해서 집에서 별도로 교육 시키는 것이며 아이도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적성을 개발할 수 있어서 별도로 사교육이 필요가 없기에 안 시키는 것이다. 해외교육현장을 함께 다녀온 교육자들과 탐방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여 주었던 부분이다.

이제 우리나라 공교육은 음지에서 태어나서 자신의 재능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학생들을 생각해야 한다. 이들 학생들에게 비하여 편중된 부로 인하여 어마어마한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일부 부유층의 그릇된 사교육 행태가 제대로 된 교육관을 심어 줄 수 있을까 심사숙고 해보자는 것이다.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SURE-START(슈어스타트) 운동이 바로 음지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어보자는 것에 착안점을 두고 시발점이 되었다. 이 운동은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HEAD-START(헤드스타트)운동이 되었고, 얼마 전부터는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되어 WE-START(위스타트)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공부하여야하고, 그로 인해 가난이 되물림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위에서 언급한 SURE-START(슈어스타트), HEAD-START(헤드스타트), WE-START(위스타트)운동의 목적이다. 각 커뮤니티별로 만들어진 방과후학교 수업을 통해, 공교육에서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 일정 부분을 담당하는 사업이다.

이제 모두 함께 심도 있는 고민을 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저 막연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하루하루를 그냥 보낸다면, 국가백년지대계라고 할 교육이 언제나 제자리걸음만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잠시나마 교단에 섰던 한 사람으로서, 그저 덧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안타까워 한마디 전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