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 행정, ‘겉돌고 있다.’

‘전력수급 비상대책’ 시행 나흘째, 효과 없어

업주들, “협조 연락받은 사실 없었다.”

정부가 전력수급 비상대책 일환으로 내어 놓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전력소모가 많은 ‘네온사인 점등금지 조치’가, 행정의 미온적 대응과 ‘탁상행정’으로 실질적 파급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본지는 18일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인제읍과 북면 원통리 상가를 중심으로 전력수급 비상대책 이행 실태 점검에 나섰다. 휴일이라 몇몇 업소들이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일부 상가나 모텔 등의 경우는 전력소모가 많은 대형 네온사인을 그대로 켜놓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인제읍에서만 9개 업소가 네온사인을 켜놓은 것을 확인하였고, 북면이 10여개소가 네온사인을 그대로 켜놓고 있어 정부의 네온사인 점등금지 조치가 실질적으로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일부 유흥업소들이 휴일이라 문을 닫은 것으로 보여, 평일이나 주말이었다면 더 많은 위반업소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최초 위반시 경고가 주어지고, 2차 위반시 과태료 50만원, 3차 위반 시에는 100만원, 그 이후에는 최대 3백만 원까지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조치임에도 업주들은 인제군으로부터 공문이나 전화통지 등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면의 A 업소 대표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네온사인을 켜지 못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아무 연락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하며 기자가 보는 앞에서 건물 주인에게 전화까지 걸어 확인을 시켜주기도 하였다.

인제읍의 경우에는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지역 유지들이 운영하는 일부 업소들도 네온사인을 환하게 켜놓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 인제군 행정이 전시행정에 머물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시책이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전력 수급 비상대책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어 관계당국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승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