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선발과정부터 ‘문제내포’

담당자 “업무 인수 늦어, 시기상 수정불가”

교육지원청 “투명한 연수되도록 최선 다할 것”

월요일인 지난 27일자로 본지의 보도내용이 실린 신문이 배포되고 나서 인제교육지원청 학생 해외연수 담당으로부터 해외연수 학생선발과 연수 등 전반에 대하여 정보공개 이전에 설명을 하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본 기자는 당일 오후 4시경부터 인제교육지원청 2층 사무실에서 해외연수 담당자와 약 30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담당자와 나눈 대화 내용이며, ‘담당자’는 교육지원청 담당자, ‘기자’는 인제뉴스 기자를 나타내는 것이다.

기자 -정식으로 정보공개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만나자고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담당자 -정보공개를 하면 그만이겠지만 해외 연수학생 선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고 싶어서다.

기자 -각 학교에서 해외연수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선발기준이나 지침을 가지고 있는가요?
담당자 -학교마다 학생선발에 대한 기준이나 지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학교마다 자체적으로 선발기준을 만든 것인가요?
담당자-아니다, 교육청에서 문서로 해외연수 학생 선발과 관련한 지침을 보내주었고, 각 학교에서는 그 지침을 바탕으로 기준을 만든 것이다.

기자 -학생의 성적만을 기준으로 선발하도록 되어있는가요?
담당자 -성적으로만 선발하지는 않았겠지만 성적이 중요시 되었을 것이다. 해외연수의 목적이 영어를 학습하는 것이므로 어느 정도 기본 인프라는 갖춘 학생을 선발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부분 교육지원청의 인터뷰를 통해 품행, 영어능력, 희망 등이 고려되었던 것 같다.

기자 -이미 다녀온 학생들 명단을 보니 낯익은 이름들이 많았다. 공무원 가족들 자녀가 유독 많았다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담당자 -그 점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에 공무원가족을 배제하여야 한다는 것은 없었다. 그랬다면 그 또한 역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기자 -공무원들은 돈이 많을테니 해외연수를 필요로 한다면 스스로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한 질문이었다.
담당자 -학생을 선발하면서 부모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기자 -교육 분야의 ‘빈익빈 부익부’ 라고 생각하지 않나?
담당자 -앞으로는 새롭게 공정하게 계획을 수립해서 업무를 추진하겠다.

기자 -(교육지원청에서 제공한 연수학생 현황자료를 보면서)본론으로 들어가서, 상남초 학생들은 왜 이번 해외연수에 참가하지 못하였나요?
담당자 -본인이 업무를 인수받은 것이 지난 3월초였다. 보통 해외연수 관련 예산을 신청하는 시기가 년초이며, 교부신청을 할 때 학교별로 인원배정이 이미 이루어졌다. 업무를 인수받은 후 다시 학생들 숫자를 학교별로 다시 배정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기였다. 그래서 전임자가 이미 만들어놓은 초안을 가지고 해외연수를 진행하였는데 그것이 불찰이었다.

기자 -상남초는 왜 빠지게 되었다고 생각하는가요?
담당자 -지난 2010년도에 배정을 하였는데 신청자가 없어서 그런 것으로 파악되었다.

기자 -금년도에 해외연수와 관련해서 상남초에 공문을 보냈는가요?
담당자 -보내지 못했다. 담당 업무인데 제대로 챙기지 못한 본인의 실수라고 인정한다.

기자 -학부모들이 문제를 삼는 것이 바로 그 부분인데, 공문을 보냈다면 당연히 신청을 하였을 것이라고..집에 돈이 없다면 빌려서라도 보냈을 것이라고 학부모들이 이야기를 했다.
담당자 -그 점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학부모들께서 교육지원청에 방문하셨을 때에도 하셨던 말씀들이다.

기자 -학부모들은 지난해와 올해 두 번씩이나 상남초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은 것이니 그 점에 대해 보상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교육지원청의 의견을 말해 달라.
담당자 -그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작년과 금년도에 해외연수생을 배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으로 인정하지만, 내년에 상남초에 인원을 더 많이 배정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기자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다. 상남초는 2년 동안이나 해외연수생을 보내지 못했는데 그 점에 대해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을 학부모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겠는가?
담당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연수에 참가하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 단, 내년에는 자부담 비율을 높여서 현재 30명선에서 40명 정도로 늘릴 예정이다.

기자 -해외연수를 진행하는 여행사나 기관은 어떻게 선정되었는가?
담당자 -최저낙찰제로 지정하고 있다. 다만 2009년도에는 MOU를 체결하여 해외연수를 진행하였던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상과 같이 교육지원청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었으며, 담당자는 “운영위원회와 어머니회를 모시고 공정하게 해외연수생을 선발하였다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교육행정의 발목잡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학부모 방문시 충분히 이해를 하시고 돌아갔는데 언론과 군청 게시판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교육지원청의 역할이 있음에도 학교를 거치지 않고 군청과 언론에 이의 제기를 한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시작된 인제군의 학생해외연수는 당초 수자원공사의 지원으로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 후 관련 예산도 증액되었고 혜택을 받는 지역도 일부 읍면에서 인제군 전체지역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연수생 선발과정을 두고 일부 학부모들의 끊임없는 문제제기가 이어져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알려지게 되면 자녀들에게 불이익이 있을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익명 요구가 있었고, 해외 연수와 관련한 문제들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므로 행정기관에 전달된 사례가 없었을 뿐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인제군은 자치행정과 평생학습담당 부서에서 지난해부터는 무려 5,000만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배정 지원하면서도, 해외연수에 참가할 학생선발은 인제교육지원청에 일괄 전담하게 하여 금번과 같은 문제를 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인제군이 실시한 해외학생 연수 대상국은 캐나다가 1회, 뉴질랜드가 2회였으며, 금년에도 뉴질랜드로 해외연수를 떠난 학생들이 지난 24일 모두 귀국하였다. 인제교육지원청은 이들 학생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보고평가회를 가까운 시일내에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별도로 미국으로 해외연수를 가는 프로그램도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었는데, 미국에 거주하는 인제군출신 독지가의 도움으로 해외연수에 필요한 항공권을 지원받고 체재비용까지 전액 부담해주는 해외연수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취재과정에서 알려졌다.

이들 해외연수 프로그램의 참가 학생 선발도 인제교육지원청과 각 학교별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선발과정이 상세하게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진행되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원제기나 문제 발생의 소지를 항상 내포하고 있었다고 학생 해외 연수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이 입을 모으고 있었다.

한승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