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인제빙어축제‘경제효과’약 497억원

축제장 방문객수, 775,896명

인제군문화재단 ‘용역결과 보고’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인제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5회 인제빙어축제 평가보고회에서 보고된 용역 결과 발표에 대해, 평가보고회에 참석하였던 군주민들과 인제군청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제군문화재단(이사장:이순선 인제군수)이 도내 모 관광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하여 이날 보고된 축제 평가용역에서, 제15회 인제빙어축제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약 497억원이며 축제장 방문객수는 775,896명으로 보고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용역결과 보고를 두고 인제군청 문화관광과와 남면 주민들, 특히 빙어상인회 측에서는 인제군문화재단의 의뢰로 진행된 용역결과와 상반된 의견을 내어 놓고 있었다.

이는 빙어상인회를 비롯하여 빙어축제장에서 축제기간동안 영업을 하였던 일부 지역주민들은 빙어축제장 방문객 수가 많게 잡아야 10만명을 넘지 않았다는 것이며, 빙어축제장에서 10여년을 넘게 영업을 하여 오고 있는 모 업주는 5만명에도 훨씬 못미치는 숫자가 다녀갔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빙어축제 개막일인 19일과 20일만 방문객들이 조금 있었고, 평일인 21일 부터 축제가 끝나는 27일까지 겨울비가 쏟아지는 등 불규칙한 날씨로 축제기간 내내 방문객들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

상인들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근거로 지난 12회 빙어축제와 13회 축제 개최 시 지역 모 언론사에서 방문객수를 전수 조사한 결과가, 축제장 방문객수가 가장 많은 시기에도 6만여명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축제장 내방객수 조사방법도 축제장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을 일일이 세우고 문답을 할 수가 없어, 승용차가 한 대 축제장으로 들어오면 5명으로 계산하고 대형 관광버스가 들어오면 45명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하였기 때문에 축제장 내방객수 조사 결과에 그만큼의 허수가 있었다는 자체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금번 용역보고 내용을 비교 검토하면, 인제군문화재단에서 용역을 의뢰받은 모 관광연구소의 제15회 인제빙어축제 내방객수가 77만여명을 상회하였다는 용역결과는 신빙성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용역을 수행한 모 관광연구소 관계자는 자신들이 용역을 통해 집계한 빙어축제 방문객수 775,896명에 대한 백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며, 용역발주처인 인제군문화재단에서 요구하면 백데이터를 공개할 용의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향후 방문객수 검증이 이루어질 경우 커다란 파장을 예고하고 있었다.

인제빙어축제는 겨울축제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2008년 축제장 방문객수가 100만명을 돌파하였다는 모 지방지의 기사내용과 관련하여, 방문객수 집계 방법과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요구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하여 “인제군청 문화관광과에서 발표한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100만명을 돌파하였다는 보도를 접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어놓은 바 있었다.

한편, 이날 빙어축제 평가보고회에서는 모 관광연구소의 결과보고에 이어 빙어축제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과, 축제 진행과정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문제점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정작 빙어상인회와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귀담아 들어주어야 할 자치단체장이 사전에 예정된 다음 행사 일정에 참석하기 위하여 자리를 뜨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김빠진 축제 평가보고회가 되었다는 후문이다.

빙어축제장에서 영업을 하는 A모 업주는 인제군문화재단의 용역의뢰에 의하여 모 관광연구소가 발표한 제15회 인제빙어축제 방문객수 775,896명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지고 뻥튀기된 숫자이며, 경제효과가 500억원 가까이 있었다는 결과보고 역시 '대국민 사기극'이나 마찬가지라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A모 업주는 “올해 빙어축제장에서 영업을 한 상인들은 업소마다 최소한 500만원씩의 빚을 지게 되었다. 인건비와 재료비, 가스값을 주려고보니 돈이 부족하여 빌려서 계산해주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첫날만 반짝했을 뿐이고 평일은 관광객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기자도 축제를 취재하면서 지켜보았을 것 아니냐?”고 반문하였다.

또 다른 업주 B모 씨는 “축제장에서 지갑을 여는 사람들을 도대체 볼 수 가 없었고, 용변을 위해 화장실만 이용하고 황급히 떠나는 차량들만 바라보다 빙어축제가 끝났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화장실이 몇 번씩이나 막히고 얼어 터져도 인제군청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지역 주민 C모 씨는 “인제빙어축제는 이제 커다란 변화를 추구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변화가 없는 축제는 매력이 떨어져 그만큼 방문객들이 줄어들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축제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었으나, 내년도 빙어축제 준비과정에서 얼마나 개선이 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먼저, 지금까지 인제빙어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던 인제군문화재단의 문화기획부 담당자가 사표를 제출하고 타 기관으로 떠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빙어축제를 명목상으로만 주관하는 인제군문화재단과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축제담당부서간의 업무분장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기 전에는, 빙어축제는 현재의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뜻있는 지역 사회 인사들의 의견이었다.

빙어축제 평가보고회에 참석하였던 인제군의회 이춘만 부의장과 김도형 의원도 모 관광연구소의 평가용역 보고와 인제군문화재단의 자체평가보고서 낭독에 이어, 빙어축제 관련 예산의 투명한 집행과 축제 주관 부서의 책임 있는 답변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끝으로, 인제군문화재단은 물론 인제군청 문화관광과에서도 전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빙어수족관 파손문제도 향후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작용할 것이 예상되어 이에 대한 대책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남면 주민 D모 씨와 E모 씨는 빙어축제기간 중 빙어상인회의 요청으로 각 식당에 빙어를 도매로 납품하고,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산소포장 판매를 위해 빙어축제장 입구 부근에 대형텐트를 설치하고 빙어를 보관하기 위한 대형 수족관을 설치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축제 개막 후 며칠이 안되는 시점인 어느 날 밤사이에 빙어를 가득 담아 두었던 수족관이 깨어지고, 수족관에 들어있던 싯가 600만원 상당의 빙어가 몰살당하는 사건을 겪었다. 이는 누군가가 고의로 수족관을 깨트려 그 안에 들어 있던 빙어들을 모두 죽게 만든 것이라는 것이 D모 씨와 E모 씨의 주장이었다.

D모 씨와 E모 씨의 주장에 의하면 인제군문화재단과 축제기간동안 빙어축제장을 경비하도록 계약한 경비업체의 컨테이너 바로 옆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으므로, 바로 범인을 잡거나 최소한 피해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인제군문화재단과 인제군청 문화관광과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다가 빙어축제가 종료된 뒤인 현재는, 인제군문화재단을 포함한 행정에서는 수족관 파손사건과 관련하여 전혀 책임을 질수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취재결과 확인되었다.

D모 씨와 E모 씨는 빙어축제 기간 동안 줄곧 인제군청에서 답변해온 내용들과 180도로 달라진 현재의 상황에 대해 어이가 없다는 의견을 내어 놓고 있었다. 국민의 혈세인 자치단체의 예산으로 지불하여 고용된 경비용역 업체에서 도난과 물품 파손 부분을 변제받지 못할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비싼 값을 주고 용역계약을 맺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축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임시방편으로 약속한 배상문제에 대하여 법적인 절차와 책임소재 유무를 떠나서, 흥겨운 잔치마당인 축제장에서조차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는 자치단체장과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행태에 대해 주민들은 냉소를 퍼붓고 있었다.

이는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현직 자치단체장의 재선에 발목을 잡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고, 계속되는 지역사회의 분란거리로 작용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문화관광부서의 책임자에게 그 책임이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