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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설명회인가 군수설명회인가?
[인제뉴스03-16 16:35]

사설 군정(郡政)설명회인가 군수(郡守)설명회인가?

지난 6일 인제군청 소회의실에서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군정설명회부터 전직 군수들을 비롯한 지역 기관사회단체장들을 대상으로, 이어서 인제읍을 시작으로 남면과 서화면, 북면까지 그리고 15일 오전에는 상남면과 오후에는 기린면까지 지역을 순회하면서 실시한 2013 군정설명회가 모두 끝이 났다.

당초 시간 계획상으로는 약 2시간에 걸쳐 마련된 군정설명회는 먼저 PPT 자료를 통한 설명과 기획감사실장의 세부 설명으로 대략 약 30분간의 군정 설명이 계획되어 있었다. 미리 배포한 자료에 의한 계획대로라면 군정 현안에 대한 설명에 이어 참석자들의 질의와 응답 순서가 바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총 8회의 군정 설명회 중 시간계획이 제대로 지켜진 군정설명회는 단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군정설명회의 대상이 누구였던 간에 PPT 자료 설명과 기획감사실장의 세부 설명에 이어 단체장의 추가 보충 부연 상세 반복 설명이 이어지며, 당초 시간계획보다 군정 설명시간만 1시간을 훌쩍 넘겨버리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소 이해도가 떨어지실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연로하신 지역 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해, 설명회를 주관하는 군수의 충분한 추가 보충 부연 상세 반복 설명이 필요할 수도 있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설명회를 지켜본 바로는 도가 지나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모 대선 후보의 선거 광고에 나왔던 명품의자나 아무리 비싸고 푹신한 안락의자에 앉아 있어도, 1시간이라는 시간은 지루하고 견디기 힘든 시간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행정을 맡은 공무원들에게나 익숙한 각종 현안사업에 대한 설명들은,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마냥 귀가 솔깃한 이야기만은 아니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미 PPT 자료를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사업 설명을 군수가 다시 30여분에 걸쳐서 반복 부연 설명한다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주민들도 있었겠지만, 설명회에 참석한 대다수 주민들은 왜 앞에서 설명한 것들을 군수가 다시 반복 설명하는 것인지 고개를 기웃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도 군정설명회는 각본이나 미리 정해진 시나리오가 있는 것처럼 그 대상이 누구인가만 바뀔 뿐, 15일 오후 기린면을 마지막으로 모든 지역의 설명회가 끝이 날 때까지 지루하게 반복되어 마치 정례적으로 재방송되는 명절과 국경일의 특집영화 같았다는 것이다.

14일 오후에 열린 북면 지역의 군정설명회에서는 군수의 보충설명이 미처 끝나기도 전인 오후 4시경에는, 3분의 1에 가까운 참석자들이 자리를 뜨는 다소 볼 성 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순선 군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예의 추가 보충 부연 상세 반복 설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상황이 이와 같음에도 이순선 군수의 주위에는 군정설명회의 포맷을 변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조언이나 충언(?)을 하는 실과장이나 읍,면,사무소장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1년에 두 차례씩이나 합법적으로 주민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군수 자신의 치적을, 그리고 군정에 대한 각종 민원을 군수가 그 자리에서 시원하게 해소시켜주는 소중한 기회(?)의 자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군정설명회를 처음부터 지켜본 바로는 이제 그 프레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감히 이순선 군정에 주문하고자 하는 것이다. 설명회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RCE 센터유치나 EM 사업 등이 3만 2천 인제군민들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고 풍요롭게 해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감히 그리고 섣불리 속단하고 싶지는 않다.

군정설명회장에서도 자주 언급되었지만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지금 인제군민들이 무엇보다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먹고사는 것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 마련인 것이다. 부부가 공무원으로 근무하여 중소기업이라는 소리를 듣는 일부 계층에게는 남의 일로 들리겠지만, 대다수 군민들의 삶은 팍팍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이다.

물론, 당장 1년여 앞으로 다가온 2014 지방선거에 대비하여 지역을 순회하는 군정설명회를 이용하고, 참모들인 각 실,과장들에게만 맡겨두기에는 군수 자신의 역할을 찾고 싶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30년이 넘는 공직생활로 많은 것을, 아니 군정 전체를 모두 잘 알고 있는 풍부하고 해박한 자신의 지식과 달변을 군민들 앞에 선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란 생각도 해보았다.

모든 것을 감안하고 그렇다고 해도 군정설명회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군민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먼 길을 마다않고 읍면소재지까지 찾아온 이유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들이 있었기에 군정설명회에 참석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군수의 장황한 설명에 지루해하고 시간계획보다 자꾸만 길어지는 설명들에 문의할 민원도 건의하고 싶은 제안마저도, 미처 해보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만 했던 주민들도 있었지 않았을까를 헤아려 보라는 것이다. 군정설명회는 말 그대로 군정에 대한 설명회여야 하는 것이지 군수설명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끝으로 강조하는 바이다.

사족으로 첨언하자면, 금번 부단체장 인사이동과 관련하여 관계공무원들을 포함한 군민들의 목소리에도 최대한 귀를 기울여 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당연히 요구하여야 하는 부분까지도 십분 양보하고 인내하는 저간의 속사정을 알아주고 받아들여 널리 이해하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기사제공 : 인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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