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인제빙어축제 아쉬움 속 ‘폐막’
악천후 고군분투, 인제군문화재단 직원들에 ‘박수’
빙어상인회 vs 문화관광과 힘겨루기 축제 망쳐
지난 18일 국군의 날 행사(?)를 연상시키는 대대적인 개막식을 갖고 막을 올린 제16회 인제빙어축제가 9일간의 말 많고 탈 많은 우여곡절 끝에 26일 오후 폐막되었다. 특별한 폐막행사가 없이 26일 오후 6시 공식 축제일정이 모두 종료되며 막을 내린 인제빙어축제는, 예년과 다름없는 평이한 수준의 방문객 숫자를 기록하며 큰 사고 없이 마감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일부의견으로 날짜만 바뀌었을 뿐 빙어축제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인제군문화재단 문화기획부의 부서장이 지난해 6월 갑자기 바뀌었음에도 축제준비를 새로이 하며 기존의 계획을 수정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여기에다 악천후로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았던 상황에서 고군분투한 인제군문화재단 직원들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야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 목소리이다.
이미 지역사회는 물론 세간에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인제빙어축제는 외부로 보여지는 부분 즉, 형식상으로만 인제군문화재단에서 준비하고 시행하는 것처럼 보일뿐 내부적으로는 인제군청 문화관광과에서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하는 체제이므로, 담당자가 바뀌었더라도 원점부터 새판을 다시 짜는 것은 역부족이었을 것이란 의견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는 인제빙어축제 기간인 9일간의 공식 축제일정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축제장을 돌아보며 인제빙어축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심층취재를 단행하였다. 취재결과 드러난 몇가지 문제점에 대해서는 본지 지면 전체를 할애하여도 부족한 분량이므로 크게 세가지 분야에서 인제빙어축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축제기간에 대한 부분이다. 인제군은 그간 3일~4일 동안 진행되던 인제빙어축제 기간을 지난해부터는 9일간으로 변경하여, 토요일날 축제를 개막하고 그 다음 주 일요일에 축제를 마감하는 일정으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금년의 경우는 4주차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끼어 있어 축제일정을 늘리려고 해도 늘릴 수가 없었겠지만, 차라리 축제 일정을 조금 더 일찍 시작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큰 축제 일정이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축제기간 동안 인제군청 공무원들이 축제장에 배치되어 각 실과별로 담당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급한 민원이 있는 주민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일부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작 축제장에서는 공무원들의 역할이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 축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사전에 차단하는 의미로 공무원들을 빙어축제에 대거 동원하는 일들은 지양하여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본 기자는 취재과정에서 만난 상인들에게 “공무원들이 축제장에 많이 배치되면 그들이 식사를 매식하는 것만으로도 영업에 이득이 되지 않겠느냐?” 는 취지의 질문을 하였는데, 상인들의 답변은 “각 부서마다 텐트를 쳐놓고 그 안에서 식사는 물론 술까지 사다가 마시기 때문에 공무원들을 상대로 음식을 팔거나 술장사를 한다는 것은 뭣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라고 잘라 말했다.
축제일정에 대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기자가 만나본 상인들마다 의견이 서로 달라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조정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의견이었다. 9일간의 축제일정이 너무 길다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에, 빙어축제 일정은 최소한 15일 이상은 되어야 영업을 위해 투자한 원금이라도 회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기 때문이다.
축제행사장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 A 모씨는 “주말이 최소한 세 번은 지나가야 손님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식당 하나당 최소 500여만원 이상씩의 경비를 들여 식당을 차렸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을 합쳐서 4일만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어놓고 있었다.
이에 덧붙여 “축제장 식당들이 호객행위가 심하다고 지적을 하며 계속해서 민원이 나온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장사가 잘된다면 식당들이 비싼 아르바이트 비용을 물어주면서 호객행위를 하겠느냐?” 고 되묻고 있었다.
인제빙어축제와 같은 날 축제일정을 마감한 화천 산천어축제나 지난 19일 폐막한 홍천 꽁꽁축제는 관광객들이 물밀듯 밀려들며 손님들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인제빙어축제는 축제장 방문객들이 없어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의 호객행위가 극심하다는 상인들의 답변은 기자가 취재 중에도 일부 확인되었던 바가 있어 다소 수긍이 가는 모습이었다.
빙어축제 폐막 당일인 26일 오후 10시경 모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뉴스 검색어 순위를 캡쳐한 사진이다. 후발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는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인제빙어축제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으로 축제장 방문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었다. 축제 기간 동안 본지 기자가 인터뷰한 관광객들의 답변을 종합하여 보면, 지갑을 열고 싶어도 살 것이나 먹거리가 특별한 것이 없어 돈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했다는 말들을 전해 주고 있었다.
이는 축제장에서 파는 음식들이 소머리국밥이나 시레기국밥, 빙어튀김이나 빙어무침 등 대부분의 식당들이 공통적인 음식들을 팔고 있어,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은 군밤이나 감자튀김, 닭꼬치구이, 풀빵 등 군것질 종류 외에는 마땅한 먹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축제장에서 임시로 운영하는 식당들이라도 새로운 메뉴 개발이나 식당마다 차별화되고 특색 있는 음식으로 영업을 하여야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수 있다는 결론으로 귀결되고 있었다. 빙어축제장에서 유일하게 특색 있는 음식으로 모 식당의 돈까스와 돼지바베큐를 꼽을 수 있었는데 가격 면에서는 일부 조정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음을 밝혀둔다.
빙어축제장 내에서 운영하는 식당들의 음식이나 상차림 가격표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관광객들도 만나 보았는데, 한접시에 2만원 또는 2만5천원씩 하는 빙어튀김은 솔직히 부담스럽더라는 의견들이었다. 한접시에 만원이나 만5천원 정도를 받고 맛이 있거나 더 필요하다면 추가로 주문해서 먹을 수 있도록 운영하였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었다.
놀거리나 탈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화천 산천어축제의 경우에는 인제와 마찬가지로 철로가 없었음에도, 레일바이크의 변형체인 자동차바퀴가 달린 레일바이크를 축제장에 배치하여 원거리의 축제장 시설물들과 연결시켜주는 아이디어로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해 인제빙어축제장에서 낚시가 안되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이동수단을 마련하였다가 빙어상인회로부터 집단민원을 들어야만 했었던 것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라 면밀한 검토가 주문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축제장 입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인제빙어축제는 남면 부평리 부평호 선착장으로부터 시작되어 남전리 인제대교 아래, 3.8대교 인근 등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축제를 진행하여 왔다. 소양강에 얼음이 얼어야 축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때마다 주차장 시설 등 행사장을 마련하는 데 많은 비용을 쏟아 부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축제가 끝나면 다시 원상복구를 하여야 하는 까닭으로 아까운 수억원의 혈세를 매년 강바닥에 쏟아 붓는 형국이라는 지적이었다. 금년의 경우에는 무려 16억여원이란 예산이 빙어축제에 투입되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지만, 빙어축제와 관련 있는 공무원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정보공개신청을 통해서 확인하여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인제빙어축제 9일간의 일정과 축제장 방문객들이 지적해준 문제점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빙어축제를 다시 한 번 예전의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만들고 싶어 하는 인제군청 문화관광과와 각설이던 품바던, 천냥하우스가 되었건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방문객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빙어상인회와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한 인제빙어축제의 진일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있는 현 상황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의 형국이다.
특별취재반
.jpg)
.gif)
.jpg)
광고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