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산 송이버섯 ‘대풍작 예상’
입찰가 ‘폭락’, 전년대비 4분의 1 가격
농가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어”
두 차례의 강력한 태풍으로 흉작을 걱정하던 것과 달리, 올해 국내산 송이버섯이 대풍(大豊)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여름 고온현상이 이어져 송이생육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8월 중순경부터 서늘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송이버섯이 자라나는데 아주 좋은 환경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대부분 농작물 재배 농가들이 연이은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은 상황임에도, 자연산으로 자라나는 송이버섯은 태풍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농민들이 전하고 있다. 태풍이 몰고 온 강력한 바람과 폭우가 송이버섯 포자를 넓게 전파시켰고, 높은 습도로 인하여 송이버섯 생육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 셈이 되었다고 전했다.
인제군산림조합(조합장:김봉)에 의하면 지난 22일 모두 232.88㎏의 송이버섯이 입찰에 붙여져 1등품은 kg당 166,760원에 104.98kg이, 2등품은 kg당 127,300원에 57.48kg이, 정지품은 kg당 100,300원에 25.06kg이, 개산품은 kg당 89,200원에 17.44kg이, 등외품은 kg당 75,300원에 27.92kg이 거래되었다고 밝혔다.
이들 송이버섯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1등품이 80만원을 오르내리던 가격과 대비하여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풍작으로 인한 송이버섯 가격의 인하와 저렴한 가격대 형성으로, 전어와 함께 손꼽히는 가을 별미인 송이버섯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좋은 송이버섯을 분별하는 방법은 버섯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갓 둘레가 몸체인 자루보다, 약간 굵고 선명한 은백색을 띄는 것을 좋은 버섯으로 보면 된다. 몸체길이는 8cm 이상으로 직선으로 곧고 갓이 두껍고 단단하며 향이 짙은 것이 상급품에 가깝다.
국내산 송이버섯은 대부분 수분함량이 적어 향이 진하고 육질이 단단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우수한 품질을 지니고 있다. 올해는 송이버섯 수확기인 최근의 평균기온이 18~20℃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다음 달인 10월 초순까지도 송이버섯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이고 있다.
하지만 송이버섯의 풍작으로 인하여 가격이 대폭 떨어져 농가들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석인 다음주 30일이 지나면 송이버섯을 찾는 수요도 자연적으로 반감할 수밖에 없어 올해 송이버섯 가격은 역대 최저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승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