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소방서, 호화판 ‘개서식’ 물의

태풍 ‘산바’ 비상 상황, 군악대 ‘동원’

행정부지사 참석 예정, 전시행정 ‘논란’

강원도 인제소방서가 소방서 건물 신축과정에서 건물 외부 전체를 대리석으로 마감한 호화판 청사라는 논란을 빚어낸데 이어, 17일 오전 11시 청사 준공식 겸 개서식을 가지며 태풍 ‘산바’ 대비 비상근무 상황에서 군악대까지 동원하는 대대적인 행사로 다시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오전 10시 40분경 소방서 개서식을 취재하기 위해 인제소방서에 도착한 기자는 정문에서 입장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통제사유는 강원도에서 행정부지사가 행사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어, 건물 앞에 차량을 주차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조치에 따라 행사에 참석한 지역주민들은 드넓은 소방서주차장을 놓아두고, 100여m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한 후 비를 맞고 걸어오는 촌극을 빚었다. 하지만 방송사와 신문사의 로고가 찍힌 차량들은 통제를 하지 않고 소방서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하여 빈축을 사고 있었다.     

정부는 17일 오전 국무총리 훈령으로 전국 각급 행정기관에 태풍 ‘산바’를 대비한 비상근무 명령을 하달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급 행정기관은 비상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중임에도, 인제소방서는 인근 군부대의 군악대까지 동원하여 호화로운 개서식을 열고 있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강원도 인제소방서는 건물신축 단계에서 강원도와 인제군간의 예산 부담문제, 소방서 위치선정 문제 등으로, 전임 자치단체장 재임 시부터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만들어 온 것이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또한, 모 전 군수는 소방서 건물신축과 인제소방서 유치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어, 자신의 선거를 위해 이를 부각시키기도 하였던 것들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건축되어 이날 개서식을 갖게 된 인제소방서가 태풍 ‘산바’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비상근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정부지사의 참석으로 인한 전시행정으로 군악대를 동원하는 호화판 행사를 가지며 다시 한번 지역사회에 커다란 논란과 함께 문제 소방서라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안게 되었다.  

이에 덧붙여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소방서 개서식 행사에 참석한 모든 참석자들에게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알려져, 대대적인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와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선심성 행위로 또 하나의 논란을 빚으며 향후 처리방안에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승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