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제군 공무원, 군의회 무시 ‘정도를 넘었다.’

임명권은 있어도 임면권 없는 ‘철밥통’ 재확인

예산 수백억 낭비해도 ‘모르쇠’ 일관

인제군청 공무원들의 군의회 경시 풍조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공무원들의 일탈 또는 술김에 실수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밤늦은 시간에 전화로 막말을 퍼부은 것은 분명한 범죄행위이고 공무원으로서 책임이 뒤따르는 명백한 잘못이다.

해당 인제군청 고위공무원은 평소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었기에, 금번 사태가 빚어진 원인이 단순히 술에 취해서인지 아니면 술기운을 빌어 진정성 있는 발언으로,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나 사업에 대해 지적한 군의원들을 진짜 겁주려고 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금번 인제군청 고위공무원의 인제군의회 의장을 포함한 군의원에 대한 협박성 발언은 정도를 넘어선 행위로, 인제군의회는 단순히 해당 공무원에 대한 ‘엄중문책’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형사고발을 통하여 반드시 ‘일벌백개’ 하여야 할 것이다.

소위 집행부라 할 인제군청의 500여 공직자들의 면면을 일일이 확인하고 건건마다 지켜볼 수는 없는 일이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옛말도 있듯이 인제군청 공무원들의 대 인제군의회 또는 군의원들에 대한 시각이 어떠한지는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필자는 지난 2007년 종이신문을 창간하고 이후 인터넷신문을 개국한 이래, 대략 17년여를 인제군청 공무원들을 지켜보며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고자 갖은 노력을 다하였다. 그럼에도 시대가 바뀌며 언론사 취재기자들을 기레기로 부르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니 통탄할 일이라 생각한다.

지역 언론사 기자들은 나름대로 무거운 언론의 책임을 짊어지고 취재 활동을 하였다고 자부하여 왔는데, 금번 인제군청 고위공무원의 대 인제군의회 막말과 협박성 발언은 언론조차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인제군청 공무원들의 공통된 공직관으로 느껴져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금번 사태를 문책이라는 미봉책으로 얼버무리려 하지 말고, 내일이라도 징계위원회를 열어 고강도의 행정벌을 내리는 강수를 두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군수가 추진하는 정책을 반대하는 군의회를 상대로, 군수를 대리하여 정면으로 진검승부를 벌이고자 하였던 것이어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2022년 재선 이후 자신이 아끼고 곁에 두고자 하였던 해당 공무원을 지켜주는 방법이고, 군의회 또는 시민단체로부터 해당 고위공무원이 고발을 당하여 공무원연금까지 날려 먹는 불행한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조심스레 내어 놓는 바이다.

선출직 자치단체장은 ‘임명권’은 있어도 ‘임면권’이 없어 현행범으로 체포되지 않는 이상, 소위 잘리거나 할 일이 없다는 공무원들의 그릇된 공직관을 바로 잡아줄 어른이 한 사람도 없는 인제군청은 매우 불행한 지방자치단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수백억짜리 공모사업을 담당자의 실수 혹은 업무처리 미숙으로 날려 먹어도 고개를 빳빳하게 세우고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꼬박꼬박 월급 받으러 다니는 공무원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너무 일찍 시작되었거나 공무원 할 사람들이 정말 없는 동네라는 생각밖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

보도국장 한승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