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면 부평리 성재, 문화재조사 ‘시작’

사업구역내 70만㎡ 대상, ‘표본지역선정 발굴조사’ 시행

수만㎡ 1차 절토로 ‘훼손’, 조사 의미 ‘미지수’

지난달 9일 사업시행청의 전격적인 공사 중단 조치이후 20여일만인 30일, 인제군 남면 부평리 성재생태습지 공사현장에 문화재 발굴조사 전문가들이 투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장을 방문 취재한 3일 오후에는 많은 인력과 포클레인 장비가 투입되어 매장문화재의 유무를 조사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1차 절토로 이미 수만평방미터의 공사예정부지가 훼손된 모습.

문화재 발굴조사 전문가들은 측량에 의하여 나뉘어진 각 지역별로, 장비를 이용한 굴착작업과 함께 인력을 동원한 세밀한 부분의 발굴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부평대교 하단부에서 시작된 표본지역선정 발굴조사는, 이미 문화재 매장추정지 인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문기관 소속 발굴인력들의 작업속도로 미루어보아 늦어도 화요일인 8일까지는, 문화재 매장 추정지에 대한 표본발굴조사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만㎡의 공사예정지가 대형 장비를 동원한 절토로 깎여나간 상태여서, 조사가 제대로 성과를 이루어 낼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다.

    -->표본지역선정 발굴조사로 조사기관에서 일부 굴착을 마친 모습.

금번 표본지역선정 발굴조사는 문화재관리청에서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 선정한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에서, 문화재 지표조사 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0만㎡가 넘는 공사예정지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취재과정에서도 해당 전문기관 직원들로 보이는 인력들과 여러 차례 마주치기도 하였지만, 어느 누구도 조사나 과업수행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조사 작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식으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조사 대상지역이 지나치게 확대된 것에 대해 의구심이 한층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표본지역선정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자기편 모습.

인제군청 관계자는 “문화재 표본지역선정 발굴조사가 시행된다는 것에 대해 조사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월요일인 7일에는 이미 진행된 1차 조사에 대한 보고서가 문화재관리청에 제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시행청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과 긴밀하게 업무협조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재생태습지 조성공사는 인제군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지난 수년간 지역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거론하는 단골메뉴로, 사업이 이루어질지조차 가늠하기 힘들던 사업이었다. 따라서 어느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하여 공사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건 상관없이, 반드시 완공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수 년 동안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던 사업이 막상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행정절차상의 허점들은 군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일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제 6월이면 성재생태습지조성 공사구역은 다시 물에 잠기게 된다. 수몰이 이루어지기전에 일부 공사구역에 대해 기반조성 등의 공사가 완결되어야 하지만, 공사가 언제 다시 재개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문화재 지표조사를 유물 매장추정지로 한정시켜 조사를 진행하였어야 하는 당연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승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