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태자묘 실체 ‘확인’ 가능할까?

성재생태호수공원, 절토 작업 시작 계기

관련 사료 언급 지역, ‘유물 발굴’ 가능성

‘신라 패망 후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꼽아 두었던 것이 자라서 용문사 은행나무가 되었다.’, ‘개골산으로 들어가 굶어서 죽었다.’, ‘신라복원을 위해 군사를 단련시키고, 마차를 타고 다니기 위해 칡넝쿨을 제거하였다.’ 등 많은 전설을 간직한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묘와 유물이 발굴될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달 말 첫 삽을 뜨게 된 성재 생태하천복원 습지조성사업은 총 260여억원을 투입하여 인제군 남면 부평리 성재 인근 유지에 추진되는 것으로, 연면적 66만9,636㎡ 규모로 길이 250m, 높이 15m의 저류보와 15만6,000㎡의 습지를 조성하고 생태탐방로 등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을 맡은 시공업체에서는 성재 유지 전체 부지에 대해 약 4m 가량을 절토하여 토사를 상층부 도로 쪽으로 걷어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성재 유지에 소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마의태자묘에 대한 발굴 작업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사진은 마의태자묘로 추정되는 대형묘와 유물이 묻혀 있는 남면 성재 유지의 모습

현재 존재하고 있는 마의태자 김일(金鎰) 관련 사료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송간문집에, 마의태자묘에 대한 부분이 전하고 있다. 이 문집에 인제현감이 서울로 가는 길에 성재에 들려 ‘성 남문밖에 묘가 있다하니 그 묘가 누구의 묘인지 물으니, 그 묘가 마의태자의 묘입니다.’라고 대답을 하였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

남면 부평리에 거주하는 A모씨는 유년 시절 마의태자묘로 추정되는 대형 묘 4~5기의 위치와 관련 유물로 추정되는 여러 개의 자기와 놋쇠주전자, 놋쇠로 만든 탑 등을 발굴하였다가 다시 묻어버린 지역에 대해 기자를 동행하여 현장을 안내하여주고 대략적인 위치까지 확인하여 주었다.

   사진은 유물매장 추정지를 제보해 준 남면 부평리 주민(말도 안되는 이유로 삭제함.)

본지에서는 제보자인 A모씨가 알려준 장소에 위치를 표시하는 말뚝을 먼저 설치하고, 습지조성사업 공사를 맡은 현장 인력들의 토사 채굴작업 추이를 지켜보면서 이와 연계하여 마의태자묘 확인 발굴 작업과 관련 유물발굴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금번 발굴 작업이 성공하면 지금까지 관련 사료와 문헌의 부재로 인하여 전설로만 전해오던, 신라의 마지막왕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 김일의 묘에 대한 실체와 관련 유적지가 상당부분 밝혀지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인제군 남면 김부리 마의태자 전설이 현실로 드러나게 되면, 남면 성재 지역은 관련 사학계는 물론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발굴 작업을 포함한 유물의 소재 확인에 인제군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므로 각별한 관심이 촉구되고 있다.

한승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