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승윤 기자

승자(勝者)의 배짱인가 국어선택의 미숙(未熟)인가?

-인제군의회 개원 초부터 파행, 잡음 무성

지난 7월 1일부터 임기가 개시된 제8대 인제군의회가 개원을 하자마자 파행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12년간 이어져온 보수정당 절대 우위의 의회 구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석을 차지하였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3석을 지키며 여대야소 정국의 인제군의회는 팽팽한 기 싸움이 예고되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미 의회 개원이전부터 다수당의 권리(?)이자 투표를 하여도 더불어민주당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라, 의장과 부의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예견되었다. 주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제8대 인제군의회 의장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김상만 의원(북면)이 선출되었고 부의장에는 조춘식 의원(기린면)이 선출되었다는 소식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에는 3선의 이춘만 의원(남면)과 최종열 의원(기린면)이 재선의원인 김도형 의원(인제읍)이 있음에도,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의회구조에서는 이들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2년까지 더불어민주당 군의원들의 의장, 부의장 자리 독식(獨食)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 가운데 인제군의회는 제8대 의회를 개원하며 군의회의 캐치프레이즈로 ‘참된 의정, 군민과 더불어 가는 의회’를 선언하여, 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어 향후 의회 운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야당의원인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크게 격앙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여대야소 정국에서 7명의 의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군정에 대한 견제와 효율적인 예산안 검토와 배정을 하여도 부족한 마당에, 의정 구호를 둘러싸고 출범 초기부터 서로 반목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은 운영의 묘(妙)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책임이라는 것은 피해갈수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회 집행부라 할 의장과 부의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들은 4:3 구조의 의회에서 어쩌겠느냐는 식의 대응으로 일관할 것으로 보여, 의장인 김상만 의원을 제외하면 의정경험이나 정치경험이 전무한 초선의원들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원들이 군정을 제대로 견제할 것인지에 대해 염려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군의회 무용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던 인제군의 지역정서상, 자치단체장과 같은 당 소속인 기초의원들이 다수인 경우 주민들의 민원이 제대로 전달 또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낳고 있었다. 물론 이춘만 전 부의장과 같은 ‘여당 속의 야당의원’ 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의정활동에 자당이나 타당을 따지지 않는 경우는 제외로 하고 말이다.

주민들은 인제군의회의 의정구호를 둘러싼 파열음에 대해 서로 기 싸움을 하는 형국도 보기가 좋지 않고, 어차피 의회사무과에서 만든 몇 가지 안을 의원들이 선택을 하는 것이니만큼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의견을 내어놓고 있었다. 그랬다면 적어도 승자의 배짱이라느니 국어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는 비판은 피해갈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3선도지사로 재집권한 현 최문순 도지사와 신임 인제군수까지 모두 같은 당 출신이라는 점이 인제군에 있어서 장점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독재와 브레이크 없는 벤츠라는 비난을 듣게 될지는 현 상황에서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선례에 비추어보면 제대로 된 견제가 없이는 예의 독주가 반복될 것이고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과 민원 고충은 배가될 것이 자명하다.

인제군의회는 이제라도 의정구호 논란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대안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더불어’라는 특정 당명이 연상되는 단어 대신에 ‘함께’ 라는 단어를 채용하면 간단히 해결될 부분임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싸우고 대립하여도 군민들을 위한 일에 에너지를 소모해야, 주어진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임을 부디 명심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