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자치단체장의 발목을 잡으려 하는가?

인제군이 2014년도 국·도비 확보에 사활을 걸고 발 빠르게 대처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보도자료를 통해 보면 지난 5월달 공모사업 등 국·도비 확보 추진상황 보고회를 시작으로, 이순선 군수와 기획감사실장 등 각 부서별 관계자들이 중앙부처와 국회 등을 방문하여 국·도비 확보에 전력을 다해왔다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7월 현재까지 평생학습도시 조성사업을 비롯하여, 읍면동 주민자치회 시범사업, Mobile-Biz 산나물 육성사업, 밭작물 브랜드 육성사업 등 4개 공모사업과, 내린천 수변공원 조성사업, 천도리 추억의 테마거리 조성사업, 의료취약지 부인과 진료실 설치 및 순회 진료사업 등 3개의 시책사업이 내년도 지원사업으로 확정되어 117억원의 국·도비가 확보되었다고 한다.

이에 탄력 받아 정부예산이 국회로 제출되는 9월말까지 17개 공모사업 등에 모두 579억원의 국·도비 확보를 목표로, 전 행정력을 집중하여 내년도 국비 1,000억원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또한, 국·도비 확보에 기여한 공무원에게는 연말에 사업유치 금액의 0.1%, 최대 3백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노고를 치하하고, 지속적으로 국·도비 확보를 위해 힘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제군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무원들은 중앙정부에서 내려준 예산인 보조금을 사용하는데 각종 관계법령과 감사지적 가능성 등의 이유를 들며, 수혜자인 민원인들을 곤란한 지경으로 만들고 사업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 물의를 빚어내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공무원들의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요 비단 예산의 집행과 지출에 관련된 것만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내년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자신의 자리만 보전하려고 자치단체장이 내년에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FM 공무원을 가장한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인제군은 지난 6월초 군의회 임시회에서 조례 제정 절차를 통하여 도로가 없는 토지에 대한 건축허가가 가능하도록 하여 이해관계자들의 민원을 적극 해소하고자 하였다. 이는 인제군 행정의 통큰 결단으로 지적도상 맹지에도 포장도로이든 비포장이건, 현황도로만 있으면 건축이 가능해진 것으로서 대다수 주민들이 크게 환영하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듯 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보신주의와 복지부동으로, 주민들로부터 조소와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례도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명백히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직사회가 민원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실정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민원인의 편의를 봐줄 수는 없는 조직이라는 것을 대다수 주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하여, 업무추진 과정에서 몸을 사리고 불필요한 부분까지도 민원인에게 요구하고 있다면 반드시 시정되어야할 사항이 아닌지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순선 군수는 자신의 공약사항인 인제군 클린행정모니터제도의 운영으로 군정과 군민간의 가교역할 내지는 소통하는 창구역할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울여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각 읍면 별로 위촉된 클린행정모니터 요원들을 활용하여 정책추진에 대한 평가나 군정 운영에 대한 군민들의 피드백을 받아보고자 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민선군수는 임기 동안 여러 가지로 자신의 공약사항 이행과 군정 쇄신을 통한 지역 발전에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해야할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보좌하고 돕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정말 난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음이 자명하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이라는 인사권만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거나 해결하기에는 인제군청 공무원 조직은 이미 비대해질 만큼 비대해졌으며, 더 이상의 통제조차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일부 뜻있는 공무원들과 지역 주민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주민들 간의 갈등을 빚는 불협화음과 이해관계자들 간의 충돌에 있어서도 이에 대처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를 들여다보면 점입가경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은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군수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 자체도 파기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하는 사례도 있어,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리고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를 되묻게 만드는 사례도 발견되어 망연자실하기까지 하다.

이제 다음선거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피아가 구분이 되지 않는 전쟁터 같은 상황에서, 참모들과 각 부분별 스텝의 역할을 해주는 부서별 휘하 직원들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미 앞서 이루어진 5~6차례의 인사발령 때보다 더욱 말들이 많아진 것에 대해 더 귀를 활짝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그리고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다음 선거에서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서 승진 임용하였다면 그 후폭풍은 본인 스스로 감내해야 할 것이다.

수십 년을 공직사회에서 근무하며 매일같이 배우고 익히며 나름대로 행정의 최고 베테랑이 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미처 챙기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1만 시간이 넘는 비행경력을 가진 숙련된 비행기 조종사도 착륙전 8초라는 마(魔)의 시간을 견디지 못해서 아까운 인명이 두 명씩이나 숨졌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금번 인사를 거울삼아 더욱더 선진복지행정 구현에 매진하여 줄 것을 진심으로 당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