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8 인사에 따른 자치단체장의 결단을 환영하며..

지난 10년 이래 여성사무관이 전무하던 인제군청에 8일자 여성사무관 승진임용으로 인사적체의 숨통이 트인 것과 동시에, 주민과 공직자들 사이에서도 ‘2011년 10월 취임이후 처음 제대로 된 인사’라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단은 잔여 임기를 1년 앞두고 있는 이순선군정이 여성사무관 승진임용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어놓은 것에 대해,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의견이 나오고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여성사무관 임용을 단행한 자치단체장의 결단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30년 이상 근무한 일부 담당급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부분은 금년 6월과 12월로 예정된 일부 과장과 읍면장들의 명예퇴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최소한 1~2년씩은 면장이든 과장이든 사무관 재임의 타이틀을 갖고 퇴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여지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그간 이편저편으로 내편네편으로 나뉘고 본의 아니게 자치단체장에 대한 줄서기로 비춰져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은 공직자들과 달리, 실질적으로 한쪽에 올인하는 모습으로 정치공무원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행동한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을 얻고 권세(?)를 누리며 지내온 것도 사실이다.

정작 본인들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정치공무원들은 전임군정에서도 있었고, 이들은 나름대로 호가호위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며 군정을 손안에 넣고 주물러온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인 군수를 번호를 매겨가면서 1군수, 2군수, 3군수로 부르던 시절부터 리틀군수니 작은군수니 하고 부르던 시절까지, 민선 인제군정은 크고 작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느덧 민선실시 20년을 목전에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 와있다.

이제 성년에 접어든 지방자치제도가 완전히 정착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오늘에 이른 것은, 비바람과 혹한기를 몸으로 부딪치며 이겨낸 인제군청 500여 공직자들과 그들을 묵묵히 믿고 뒷바라지해준 3만2천 인제군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전임 부군수의 강원도청 발령과 함께 부군수 자체승진이라는 기대를 저버린 이순선 군정이, 전반적인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고자하는 시도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말고 남은 임기동안 해결해야할 산적한 과제들을 굳이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생략하고자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대통합이라는 거창한 마스터플랜으로 출발한 각종 통합회의나 기구의 운영이 형식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재선거로 당선된 이순선 군수는 이제 고작 15개월 남짓 군정을 맡아 왔을 뿐이고, 이 기간은 재선을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도 무엇인가에 쫒기는 듯한 조급함으로 주민들의 지적이 일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군수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냉철하게 판단하는 모멘텀이나 이니셔티브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다소 전시적이고 형상이 없어 구체적이지 못한 각종 추진 사업들에 대해 객관적인 중간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자신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씽크탱크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제안이나 충언 또는 직언을 해주는 스텝이 부재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면 외부에서 조직을 한번 들여다보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10년만의 여성사무관 승진임용을 축하하며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이순선 군정의 모습들이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 것이 아니라면, 결승점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에 전력을 다하고 온힘을 쏟아 붇는 마음으로 골인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