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늦은 시간까지 인제군청 홈페이지를 읽어보다 언론보도 게시판에 흥미로운 기사가 올려져있어 본지 독자들과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을 듣고자 한다. 모 매체와 이순선군수가 인터뷰한 내용을 언론보도라고 올려놓았는데 그 내용 일부분이 아래와 같았다. 이미 군청게시판에서 읽은 독자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읽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원문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이 군수는 인제읍 합강리에서 태어나 군 생활 33개월을 제외하곤 인제를 떠난 적이 없다.

그는 인제군청 공무원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인제 군청 공무원들은 어느 시군 보다 우수한 인재들이다. 지난 한 해는 잔소리를 많이 했다. 구태의연한 사고를 버리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주문이었다. 새해는 칭찬 많이 하는 군수가 되고 싶다”

기사 말미 부분에 해당하는 위의 세 구절을 읽고 나서 기사를 작성한 기자분이 정말 이 군수가 한 말을 그대로 담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으나, 평소 이 군수의 성격상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했을 수도 있겠다 싶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겠다.

먼저 첫 구절을 보면 군대생활을 제외하고는 인제를 떠난 적이 없다고 하였으니, 이것이 오늘날 이순선 군수 취임 1년이 지나는 현 상황에서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공직생활 33년 동안 한 번도 인제를 떠나 본적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나 다름없는 사람이, 3만 2천 군민들의 생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군수직을 맡은 것은 인제군의 큰 불행이었다.

우리말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라는 말이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지난 2011년 10월 26일 이순선 당시 군수후보자에게 표를 모아주었던 군민들의 오판이 뼈저리게 후회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를 지금은 대통령에 당선된 ‘박근혜 효과’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평생을 공무원 생활만 하였던 사람을 20년이 다되어가는 지방자치시대에, 민선군수로 선출하는 우를 범한 인제군민들이 크게 실수한 것이라는 말이다. 관선군수와 선출직군수 밑에서 시키는 일만 하던 사람이, 스스로 군 살림을 도맡아서 해나갈 여력이 있었겠느냐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상대후보로 나왔던 전 인제군부군수에게도 공통되는 이야기이도 하다.

정말 “인제군에 인재가 없다”는 말들이 달리 돌아다니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던 순간이 여러번이었다. 필자가 이순선 군수의 능력을 폄하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다고, 이 군수가 취임 후 첫 번째로 단행했던 인사에서 인제군의 미래를 이미 보았었다.

보궐선거로 당선된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남아있는 짧은 임기동안 2014년 중반 재선을 노려야하는 이순선 군수로서는, 탕평책과 유화책을 쓸 수밖에 없었으리라 이해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군수는 보궐선거에서 신승을 하였으므로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나 마찬가지로, 선거 이후 마땅히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논공행상에서 중대한 실수를 범하였다.

아니 논공행상이 아예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선거에 도움을 주었던 일부 친한 측근들에게 는 어떤 혜택이 돌아갔는지 자세히 모르겠지만, 필자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이순선 군수의 성격상 특혜를 주거나 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마저도 우군이 적군으로 바뀌게 되는 상황이 되었을 것임은 명약관화이다.

후회해도 늦었고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첫 번째 구절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만하기로 하고 두 번째 구절을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이순선 군수는 인제군청 공무원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정말 그럴까? 몇몇 신임 공무원들을 빼고는 대부분 자신이 기획감사실장을 하면서 함께 근무하였던 공무원들이니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잠시만 더 깊게 생각을 해보면 사실이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이 군수는 최근까지 단행된 몇 차례의 크고 작은 인사에서 일부 문제 있는 공무원들을 본청으로 발령했다. 전임군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일으켜 읍면사무소로 쫓겨나가다시피 가있던 자들을 기간에 상관없이 불러들이고 감싸 안는 인사를 펼친 것이다.

아마도 이순선 군수는 그들의 능력조차 높이 평가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근무시간에 공무원으로서 허용되지 않은 딴 짓을 하고 술을 먹고 음주문제를 일으켜도, 이 군수의 눈에는 능력 있는 공무원이 어쩌다 실수로 저지른 불상사로 치부하고 말아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에서 이 군수는 여타 공무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안중에도 없었던 듯하다.

아마 자신이 33년 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경험에서 이미 자신만의 해답을 갖고 있었기에 쉽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인사에서 다소 손해를 보았더라도 다음에는 보상을 해준다거나, 순간적인 잘못은 용서해주는 마음이 선한 군수이니 내가 잘못한 것이 있어도 봐주겠지 하는 마음들을 갖고 있는 것을 알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이 낳는 병폐가 얼마나 큰 것인지까지도 이순선 군수가 알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미 필자는 수차례에 걸쳐 인제군청에서 ‘작은군수’나 ‘새끼군수’로 행세하는 일부 공무원들에 대해 언급한 바가 있었다. 이 군수에게 직접 이러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으나 활자를 통해 여러 차례 다루었던 만큼 어느 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선 군정의 인사방침이나 정책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으니, 아마 이 군수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불행한 일이지만 정말 인제군청 공무원들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끝으로, 지난해까지는 잔소리를 많이 했으니 2013년도에는 칭찬을 많이 하는 군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는 구절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내년 5~6월에 있을 선거준비를 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이 군수는 이미 특정지역 출신들을 연속해서 사무관이나 담당급으로 승진시키며 마치 투표에 임박하여 표몰이에 돌입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죽하면 공무원들 사회에서조차 승진하려면 특정 동네로 이사라도 가야겠다는 말들이 돌고 있었겠는가? 정말 웃지도 울지도 못할 코미디나 다름없는 일들이 민선 20년을 맞는 인제군에서는, 소설이나 영화가 아닌 현실의 이야기로 매일 매일 생겨나고 지역사회에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입으로는 망국적인 학연이니 지연을 타파하자고 외치면서도, 사실상 속으로는 ‘우리가 남이가’를 되풀이하는 인제군정의 어두운 단면을 언제까지 지켜봐야하는 것인지 우울하기만 하다. 이제 법으로 보장된 주민소환을 할 수 있는 기간은 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누군가 이순선 군정의 패악을 단죄할 영웅으로 나서야 하는 시급한 시점이라는 말이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에 주민소환을 발의해서 주민들의 서명을 받는 일이 쉽지만은 아닐 것이다. 또한 주민들이 어느 정도까지 공감해서 군수주민소환운동에 찬동해 줄 것인지도 미지수이다. 아울러 이순선 군수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주민소환을 하느냐는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위기상황이나 다름없는 인제군에 앞으로의 1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고, 이러한 절세절명의 시기에 남은 임기를 자신의 재선을 위해 군수주변에서 호가호위하는 자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자치단체장을 그대로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의지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매우 희망적인 일이라 생각되어지고 있다.

인제군에는 이미 한차례의 주민소환운동을 통해 주민소환운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시민단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익히 알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이 서로 규합하여 다양한 인적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면 주민소환운동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4,000여명의 서명만 받아도 주민소환투표에 붙여지며 군수의 직무를 즉각 중단시킬 수 있다.

설령 이순선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이 실패로 돌아간다고 하여도, 인제군민은 역량 있는 민주시민으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자위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말을 끝으로 졸고를 맺는다.

힘내라 인제군! 일어서라 인제군민이여!

편집인 한승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