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발등에 불 떨어진 강원도, 지사․시장․군수 모인 이유?
지난 22일 강원도청에서는 지사를 비롯하여 강원도내 10개 시,군의 시장과 군수들이 모여 긴급간담회를 갖고 기자회견을 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3일자 지방일간지 두 곳 모두 1면에 대문짝만한 크기로 지사 옆으로 줄을 서있는 시장,군수들 사진 속에 인제군수도 함께 한 모습을 보았다.
지사와 시장, 군수들이 긴급이라는 이름을 달고 간담회를 갖자고 모인 이유는 도민들이 수년째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강원도 3대 현안사업이라고 부르기에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사업들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쓴 웃음을 짓게 만든다.
춘천~속초간 고속철도나 경제자유구역, 오색로프웨이 등을 긴급한 현안이라고 하는데 한해 두해 동안 추진되어온 것이 아닌 사업들을, 긴급이라고 이름을 붙여가며 바쁜 시장,군수들이 모여서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하는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면 뭔가 잘못되어 가는구나 하는데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인제군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적은 다른 사업들은 몰라도 춘천~속초간 고속철도사업은,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처럼 경제성이 없다면 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다. 정부에서 예산과 시간을 들여가며 타당성검토를 하였고 경제성이 없다고 결과가 나왔으면 당연히 그만두어야 마땅하다는 의견이다.
모든 사업에는 관련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 예산은 대다수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춘천~속초간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실시설계에 필요한 50억원이 예산반영이 안되어 사업추진이 어려운 것이라면, 고속철도건설로 유형, 무형의 이득을 보게 되는 자치단체들이 자부담을 해서 추진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먼저 춘천과 화천, 양구, 인제, 속초, 고성, 양양까지 고속철도 건설로 인하여 지역발전이 크게 기대된다면, 6~7억씩 설계에 필요한 비용을 걷어서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먼저 사업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그런 후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만큼 했으니 중앙정부에서도 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다.
인제군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지난 군정에서 1년 동안 군정을 맡았던 군수가 오토테마파크사업을 자신의 공약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며, 450억원이라는 예산을 막대한 빚을 내면서까지 추진하였고 현재도 공사가 추진 중이다. 인제군은 이와 더불어 30년 동안 400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고 보도자료를 내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단순히 산술적인 계산만으로 놓고 보면 밑져도 이만저만 밑지는 장사가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450억을 들여서 30년 동안 총 400억을 벌게 된다면 금방 계산해도 50억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냐는 말이다. 450억을 30년동안 굴리면 원금도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수익도 400억 이상은 분명히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숫자만 나열하고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도 못하는 일자리 창출이니 지역경제 파급효과니 하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지 말고,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성숙되고 냉철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행정에서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어놓고 있는 것이다.
로프웨이 사업도 마찬가지로 누가보아도 경남 통영이 강원도 오색보다는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구체화된 근거제시도 못하면서 아전인수 격으로 무조건 용역결과를 불신하는 인접 자치단체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억울하다면 직접 연구용역을 수행해보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
지방일간지에 실린 기사를 가지고 이야기 하자면 누가 발언을 했는지 기사를 읽어본 독자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민선 자치단체장의 무지를 드러내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져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도로를 막아서라도 중앙정부에 강원도민들의 의지를 보여주자는 그런 맥락의 정치성 발언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참고로 현행법은 형법 제185조에 일반교통방해에 대하여 육로, 수로, 교량을 손괴 또는 불통하게 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공연히 도로를 막거나 점거하는 집단행위는 행여나 벌이지 말기를 당부한다.
끝으로 지사와 시장, 군수들이 간담회를 가진 22일 이후부터 지방일간지를 통한 언론플레이로 사업추진을 밀어부치는 모습들이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천문학적 숫자의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을 단지 강원도 현안사업이라고 하여 이것 저것 따져보지도 않고 추진을 요구한다면 그 또한 예산낭비 사례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속철도가 강원도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고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로프웨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할 사업이라면, 먼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사업의 필요성과 사업추진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한다고 지적하는 바이다.
한승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