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넘는 LED전광판, ‘고철’ 처리

인제군 예산집행, 물쓰듯 ‘흥청망청’

년간 8개월사용 공중화장실에,‘1억 8천만원’

지난 2006년 6월부터 인제읍 구터미널 인근 4차선 도로와 북면 원통오거리 인근 원통진입도로, 그리고 남면 신남우체국앞 주차장 등에 세워진 LED전광판이 개당 설치가격이 1억2천8백만원의 고가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시설물의 단위 가격만이 아니라 북면 원통오거리 진입도로 인근에 세워진 LED전광판이, 설치된지 5년 만에 타 사업 시행에 지장이 된다는 이유로 철거되어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철로 처리되었다는 사실이다.

       ->북면 원통오거리 진입도로에 세워졌던 LED전광판과 동일한 모양의 전광판 모습.
 
당초에 LED전광판을 설치한 해당 부서에서는 명품거리 조성사업 추진을 위해 북면사무소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조회하였으나, 당시 북면장이었던 모 과장이 “이전 설치 예정 대상지가 없어 폐기의견이 있음을 회신한다.”라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전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마땅한 이전부지를 찾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군청 담당부서에서는 폐기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9일 오후 기자와 만난 관련부서 담당자는 “LED전광판이 평소 고장이 잦고, 관련 부품 생산이 중단되어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많아 폐기하게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간의 사정을 말했다.

1억원이 넘는 시설물을 설치하며 5년 앞도 못 내다보는 인제군 행정이나, 고장이 잦아 수시로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조잡한 시설물을 1억원이 넘는 가격에 조달받은 해당 부서 모두 사업추진과 관급물품 조달시스템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1~2천만원짜리 단위사업도 예산이 없어 집행 할 수 없다는 사업들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년에 8개월만 사용하는 1억 8천만원짜리 공중화장실에 이어 1억2천8백만원이 소요된 LED전광판 문제까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인제군의 예산집행에 중대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 는 것에 대해 주민들은 실망감과 함께 허탈해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제읍 주민 K 씨는 “군의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군정을 견제할 새로운 대안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었다.

한승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