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인사정책, ‘문제가 있다’는 이유

민선5기 군수가 취임이후 소폭인사에 이어 5급 인사 그리고 27일자로 6급이하 117명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하였다. 모두에게 만족한 인사는 없다는 말은, 이제 인사가 있고나면 의례히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되어 버린지 이미 오래이다.

금번 인사도 겉으로 드러내어놓고 말을 하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나 개별적으로 접촉한 공무원들의 입을 빌자면, 지난 10.26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보은인사’니 ‘형님인사’니 하는 말들로 민선5기 군수의 인사정책이 평가절하 되고 있음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5급에 대한 인사와 27일자 6급이하 인사에 대해서는, 공무원 조직 내부에서도 평가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듣게 되었다. 인사권자 스스로가 ‘정치공무원’이라는 단어를 빼고는 공직사회를 도저히 설명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나 민선 5기 군수 스스로가 자초한 부분도 일부 없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다. 상벌의 경계 자체가 모호해진 인제군 공직사회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왜 인제군청 공무원들이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모 전임 군수는 “공무원들이 민원인들을 위해 민원인들의 편에 서서 일을 하다가 징계를 받는다면, 그것은 벌이 아니라 훈장으로 생각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말했던 것이 분명히 기억되고 있다. 벌 받을까봐 두려워 복지부동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신 있게 업무를 추진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제군청 공직사회는 변화를 선택하는 대신에 현실에 안주하는 복지부동을 택하였고, 이로 인해 공직사회와 지역 주민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갈등과 반목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행정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져만 가게 되었고, 마침내 사사건건 군수와 행정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과 불만을 털어놓기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지려면 어느 정도의 비판과 논쟁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있겠다. 하지만 매사에 대해 죽기 살기로 물어 뜯는 식의 이의제기는, 너무나 소모적이고 낭비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중앙정치권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지고 행해진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들에 대한 정당공천 제도의 폐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일각에서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를 역설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정당의 울타리에 안주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같은 당 소속의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이 서로 얼굴 붉혀가며 잘잘못을 따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이 연이어 물의를 빚고 있는 사태에 대해,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을 원하는 주민들의 바람은 누가 들어주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자신들 스스로가 찌라시로 평가절하하며 비웃어대던 지역 언론이 해야 할 부분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렇게 하기에는 힘없는 지역 언론은 날개가 꺾어져 버린지 이미 오래이며, 군정의 나팔수가 되어 명맥을 유지하는 매체는 언론이라 부를 수조차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지역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운동인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시공을 초월하는 연결고리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행정을 견제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강한 힘을 가진 제3의 세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제몫을 못하는 정치인들을 심판대에 세워 바르게 평가하고, 올바른 목소리로 여론을 조성하는 시민단체의 태동을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보조금에 매달려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그런 시민단체가 아니라, 지역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초석이 되는 주민들의 모임을 기대해 본다.

그러한 시민단체를 통해 행정이 검증되고 여론의 힘이 실린다면 자치단체장 또한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지역발전의 밑그림 그리기에 더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칼럼